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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인들의 해명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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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7-29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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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경북신문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3일 서울남부지검청사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김 의원은 자신의 딸을 KT에 부정채용을 청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있다. 그날 김 의원은 피킷까지 들고 "검찰은 업무방해 직권남용 등 (혐의 적용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일단 기소부터 하자는 심정으로 무리한 기소를 감행하고 말았다"며 "드루킹 특검 정치 보복과 대통령 측근 인사의 무혈입성을 노린 정치공학적 기소가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생을 달리한 정두언 의원이 피를 토하며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던 저축은행 사건의 수사담당이 권익환 남부지검장"이라며 "그 억울한 심정을 저도 이제 충분히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면서 눈물까지 훔쳤다. 그의 목소리는 격분에 떨렸고 울먹이는 톤은 듣는 이로 하여금 마음이 흔들리게까지 했다. 그날 김 의원의 1인 시위에 같은 당의 동료의원인 장제원, 이은재, 임이자 의원도 동참해 응원했다.

  그런데 29일 딸이 스포츠학과를 졸업했다고 전공을 이야기 하며 KT 측에 직접 계약직 지원서를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가 지난 22일 김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하면서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 이 같은 내용을 적시했다는 것이다. 공소장 내용에는 김 의원이 2011년 3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을 만나 "우리 딸이 체육스포츠학과를 나왔는데, 스포츠단에서 일할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는 취지의 말과 함께 이력서를 직접 건넸다고 적시됐다고 한다. '채용비리'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서 전 사장 역시 검찰 조사에서 김 의원 딸의 계약직 입사지원서를 김 의원에게 직접 전달 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또 김 의원의 딸이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될 때 이석채 전 KT 회장은 서 전 사장에게 "김성태 의원이 우리 KT를 위해 저렇게 열심히 돕는데 딸이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해보라"고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따라서 검찰은 김 의원이 취업기회를 제공받은 것도 뇌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보고 김 의원을 뇌물수수, 이 전 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물론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김 의원의 눈물을 두고 진위 여부를 가려서는 안 된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김 의원의 진정성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아무도 모른다. 문제는 만에 하나 김 의원의 딸이 검찰에서 공소장에 적시한 사실대로 KT에 부정채용된 사실이 맞다면 국민은 정말 허탈해진다. 최경환 전 의원이 국정원 특활비를 수수한 것이 맞다면 동대구역에서 할복하겠다고 발언했던 일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정치인의 절규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 것인지 오리무중에 빠지는 것이다. 그의 눈물이 악어의 눈물이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국민이 쥐어준 권력을 자신을 위해 휘둘렀다면 그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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